고혈압 관리의 필요성 및 진단 기준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구급차를 가장 많이 이용한 질환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고혈압입니다. 고혈압 때문에 구급차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고혈압으로 인해 갑자기 발작, 쇼크가 오면 구급차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혈압 합병증으로 뇌졸중, 심근경색 등 심뇌혈관 질환을 발생시키기 때문입니다. 몸 안의 주요 장기까지 위협을 주는 것이 고혈압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고혈압 추정 유병자가 1,100만 명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운동, 생활, 식습관 등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30대는 10명 중 1명이, 40대는 5명 중 1명이 고혈압 환자일 정도로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질환이 되었습니다. 진짜 가장 큰 문제는 30~40대 고혈압 환자 중 본인이 고혈압인지 모르는 사람이 3명 중 1명이라는 것입니다. 고혈압 치료 타이밍을 놓치면 건강에 적신호가 오기 때문에 확실한 관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나라 환자들이 가장 많이 병원을 찾는 질환이 고혈압인데 가장 큰 문제는 실제 고혈압 조절률은 50%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절반 이상의 환자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고혈압의 위험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고혈압의 진단 기준은 정상인 경우 수축기엔 120 mmHg 미만 이완기 80 mmHg 미만입니다. 대한고혈압학회에서 제시하는 고혈압 진단 기준은 수축기 140 mmHg 이상, 이완기 90 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진단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수축기와 이완기 기준 두 가지 중 하나라도 충족을 하면 고혈압으로 판정을 합니다. 이렇게 고혈압의 기준을 정한 이유는 그동안 많은 연구를 통해서 기준치 이상에서 심근경색, 뇌경색, 뇌출혈 등 고혈압 합병증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130/80 mmHg을 기억하고 계셔야 합니다. 그 이유는 2017년에 미국 심장 협회에서 14년 만에 고혈압 기준을 강화하였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140/90 mmHg 대신에 130/80 mmHg으로 기준을 하향 조정을 한 것입니다. 실제로 고혈압 환자들을 11년간 추적관찰 하였더니 130/80 mmHg 이하로 엄격하게 관리한 사람들이 기존 고혈압 진단 기준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미국 심장 협회에서 강화한 고혈압 진단 기준을 30세 이상 국내 환자에게 적용한 결과 고혈압 유병률이 약 19% 증가하였습니다. 증가한 19% 중 6% 환자는 고혈압 약을 복용하여야 하지만 13%의 환자는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조절할 수 있는 생활습관 변화 권고에 해당하였습니다. 바로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을 통해 고혈압을 예방하고 비약물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기준을 강화한 것입니다. 이번 기준 강화에서 한 가지 더 특이한 것은 수축기 혈압이 120~129 mmHg 사이여도 최소 6개월마다 검진이 필요한 상승 혈압으로 조정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수축기 혈압 120~129 mmHg 사이에 속해도 언제든지 고혈압으로 진단될 수 있으므로 6개월마다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한 것입니다.
젊은 고혈압의 위험성
120~129 mmHg의 상승 혈압 단계에서 관리를 받아야 추후 고혈압을 방지하고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고혈압 환자의 경우 젊다는 이유로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대다수 입니다. 또한 젊은 나이에 고혈압 진단을 받으면 혈압이 상승해서 오랫동안 혈관이 손상을 받기 때문에 혈관이 심하게 손상돼 고혈압 합병증 '심뇌혈관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젊을 때 고혈압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최근 젊은 고혈압 환자가 증가하는 요인은 잦은 음주, 고지방 식습관, 탄수화물 과다 섭취입니다. 이러한 음주, 흡연, 탄수화물 과다 섭취, 고지방 식습관으로 인해 LDL(나쁜)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몸 안에 쌓이면 동맥경화가 생기게 되어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져 딱딱해집니다. 고혈압으로 혈관이 딱딱해지면 뇌, 심장의 미세 혈관에 영향을 미쳐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등 동맥 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뇌경색 환자 1,700명을 대상으로 혈관이 딱딱한 사람과 유연한 사람을 비교한 검사에서 혈관이 딱딱한 사람이 정상 혈관인 사람에 비해 뇌졸중 사망률이 2.22배가 높았습니다. 고혈압으로 인해 혈관 내 압력이 높아지면 혈액이 혈관 내벽을 치는 강도가 높아지고 그 충격이 각종 장기에 전달되어 치명적인 손상을 주게 됩니다. 장기적으로 고혈압이 진행할 경우 동맥 경화가 생깁니다. 혈전이 생기면서 뇌경색,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생활 속 고혈압 관리 방법
혈압 조절을 돕는 고혈압 관리 가이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그 첫 번째 방법은 가정 혈압을 재는 것입니다. 가정 혈압은 고혈압 환자가 집에서 스스로 잰 혈압을 말하는 것입니다. 혈압은 하루 중에도 심리상태, 생활 습관, 환경에 따라 변동이 심합니다. 그래서 혈압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가정에서도 매일 혈압을 측정해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가정 혈압을 측정하는 방법은 아침, 저녁으로 최소 2회 이상 측정하여 평균을 낸 값을 확인하면 됩니다. 가정 혈압 측정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내 몸에 맞는 가정용 혈압계를 고르는게 중요합니다. 가정용 혈압계를 고를 때는 팔을 감싸는 압박대인 커프의 길이와 너비가 중요합니다. 성인 기준으로 공기주머니가 윗 팔의 80~100%를 감싸는 길이여야 합니다. 공기주머니의 너비는 팔 둘레의 40%를 덮을 수 있는 크기여야 합니다. 내 몸에 맞지 않는 작은 커프를 사용할 경우 혈압이 높게 측정이 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포인트는 혈압 측정 전 긴장을 풀고 5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것입니다. 다리를 꼬거나 움직이지 말고 등을 의자에 붙여서 앉습니다. 혈압 측정계 커프를 심장 높이에 위치시킵니다. 팔꿈치 안쪽 2~3cm 위쪽에 커프를 위치시킵니다. 고무튜브를 혈관과 평행이 되도록 위치시키면 됩니다. 커프를 감을 때 강도는 손가락이 1~2개 정도 들어갈 정도로 커프를 감아줍니다. 감고 나서 혈압계의 시작 버튼을 누르면 혈압을 측정하게 되는데 혈압 측정 중에는 말을 하면 안 됩니다. 측정 완료 후 날짜, 시간, 수축기 혈압, 이완기 혈압, 맥박수를 혈압 수첩에 적고 동일한 방법으로 한 번 더 측정하고 기록을 해줍니다. 혈압 측정 30분 전에는 흡연이나 카페인, 알코올 섭취는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혈압이 상승할 수 있어 피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포인트는 양팔 혈압을 재라는 것입니다. 양팔의 혈압 차이를 통해서 동맥경화, 뇌졸중, 부정맥, 심근 비대증의 징조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보건기구에서는 양팔의 혈압 차이가 10 mmHg 이상일 때 반드시 동맥경화와 같은 혈관 질환을 의심할 것을 권고하고 있고 뇌졸중 환자의 사망률이 2배 증가한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또한 영국의 엑서터 의대에 따르면 양팔의 혈압이 15 mmHg 이상이 차이 나면 말초혈관 질환 위험이 2.5배 증가했으며 심혈관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이 70% 늘었다고 합니다. 혈압 약을 복용하는데도 지속적으로 혈압이 높게 측정되면 생활요법을 강도 있게 개선하고 주치의와 상담 후 혈압 약을 강한 약으로 변경하거나 용량을 늘이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소금을 줄여라 입니다. 고혈압 환자라면 혈압 조절을 위해 저염식이 필요합니다. 소금을 먹으면 혈관 속 나트륨이 증가합니다. 물을 마시면 균형을 맞추기 위해 혈관 속으로 수분이 흡수되어 혈액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심장이 펌프질 할 때 혈액이 나가는 양이 증가하게 되고 결국 혈관이 압력을 받게 되면서 혈압이 상승하게 됩니다. 혈관이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찢어지거나 약해지지 않기 위해 혈관벽이 두꺼워지는 것입니다. 결국 동맥경화, 심장 비대증, 심근경색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소금을 줄이는 식생활은 고혈압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있고 고혈압 관련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감소합니다. 실제로 소금을 줄여서 먹으면 관상동맥 질환 사망률이 16~30% 감소하고 뇌졸중 사망 위험이 23~49% 감소한다고 합니다. 하루 소금 섭취량을 10g에서 5g으로 낮추면 수축기 혈압이 4~6 mmHg 감소하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소금 섭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먼저 서서히 조금씩 줄이는 것입니다. 두 달 동안 평소 소금 섭취량의 5~10%씩 줄여나가면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평소 먹던 음식에서 소금을 5~10% 정도만 빼게 되면 몸에서 소금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해서 금단 현상 없이 소금 섭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침을 짜게 먹게 되면 하루 종일 짜게 먹게 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아침을 싱겁게 먹는 습관을 기르면 조금씩 천천히 싱겁게 먹는 습관을 키울 수 있습니다. 쉬워 보이지만 실천이 어려운 위 방법을 통해서 고혈압의 위험에서 모두 벗어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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